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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요일의 여행 그녀의 글이 마음에 들어서 연달아 그녀의 작품을 골라 읽었다. "예전 책에 '여기서 행복할 것'이라는 말을 써두었더니 누군가 나에게 일러주었다. '여기서 행복할 것'의 줄임말이 '여행'이라고" -여행을 좋아하는 모두가 들으면 충분히 고개를 끄덕일 말이다. 여기서 행복하고 싶어서 여행을 한다. '여기서'는 일상이 될 수도 있고, 낯선 여행지가 될 수도 있다. 행복해지기 위해 스스로가 찾은 방법이 여행이다. "만약 인생이 한 권의 역사책이라면 아마도 여행은 그 역사책의 가장 전성기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중략) 이 전성기는 시간 앞에 무릎 꿇지 않는다. 좀처럼 바래지 않고 오래오래 곱씹어진다. 어떤 계절에 꺼내도 생생하게 펄떡이고 .. 더보기
모든 요일의 기록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뒀던 것들을 하나씩 실천하려고 한다. 요가도 다시 시작했고, 출퇴근 길에 e-book으로 읽으려고 아이패드도 장만했다. 나를 위한 졸업선물이랄까ㅎㅎ 읽으려고 저장해뒀던 책의 목록 중 하나를 선택했다. e-book의 첫 걸음이 되어줄 도서가 바로 이것이다. , 김민철 김민철의 이름을 듣자마자 떠올릴 성별은 남성일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여성이다. 그리고 그녀는 카피라이터이다. 글로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강렬한 기억을 선사하는... 언제부터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나는 책을 읽으면서 힐링하게 되었다. 그래서 때로는 굉장한 몰입이 필요한 소설을 읽거나, 혹은 정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들을 찾게 된다. 새해가 시작되었다는 장엄한 무게를 덜고 싶은 마음에 가벼운 에세이를 골라봤다. .. 더보기
신경 끄기의 기술 내가 속한 부서에서 읽는 도서로 이 도서가 채택되었다. 2주 간의 시간 동안 충분히 다 읽을 수 있을 만큼 간결한 도서이다. 중고등학교 때는 문학을 읽으면서 그 속에 담긴 함축적 뜻을 해석하기 바빴는데, 이제는 시간에 쫓기는 삶을 살게 되었다. 조금이라도 많은 사고 과정을 요구하는 글들을 보면 읽는 것을 보류하거나 포기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자기계발서이고 쉽게 술술 읽히는 글이라서 어렵지는 않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부터 적힌 글들에서부터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고 싶어하는 작가의 생각이 드러난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하는 법이니까" "정말 대단한 일에는 겉으로 드러나든 아니든 희생이 따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모든 걸 가지려는 사람, 즉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모두 채우려 하는 .. 더보기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드라마를 하나 챙겨봤다. 표절 논란이 있었지만,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와 독백들이 마음에 들었다. 드라마에 나오는 예쁜 글귀들의 출처를 따라가보니 이 시집의 지은이였다. 이미 드라마 속에 등장한 시집은 예약상태거나 대출되어 있어서 예전에 나온 시집을 먼저 대출해서 읽어보았다. 이 드라마가 주는 그 따뜻한 분위기, 힐링을 해주고 심심하게 위로를 건네주던 그 느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바다가 보고싶어서, 앞으로 평일에는 가고 싶어도 갈 수 없게 되어서, 급 떠난 바다 여행의 메이트로 이 시집을 데려갔다. 읽으면서 편안했다. 내 이전의 생활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생활을 맞이해주도록 도와주었다. 특히 마음에 드는 시들을 함께 남겨본다. 철봉에 오래 매달리는 일은 이제 자랑이 되지 않는다 폐가 아픈 일도 이제 자.. 더보기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한강의 시집을 빌렸다. 시집을 필사하는 취미를 가져볼까 한다. 여성과 문학을 통해 시를 배우고 직접 써봤던 기억이 난다. 시를 쓴다는 것 자체로 굉장히 설레고 또 부담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뭐든 하고 나면 후련한 것 같다. 하기 전에는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지만. 시가 나한테 특히 그랬다. 시를 쓰고 나서 교수님의 코멘트를 읽으면서 그동안의 나의 근심이 날아갔다. 시를 쓰든, 어떤 글을 쓰든, 나에게는 제목을 짓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제목은 함축적이면서도 간결해야할 것 같아서. 그녀의 시집의 제목들을 특히 눈 여겨보며 읽었다. 여러 시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시들을 이곳에 적어본다. 나는 지금 피지 않아도 좋은 꽃봉오리거나 이미 꽃잎 진 꽃대궁 이렇게 한 계절 흘러가도 좋다 누군가는 목을 매달았다 .. 더보기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건조하고 냉정할 것. 이것은 예술가의 지상 덕목이다.” 다시 김영하의 작품으로 돌아왔다. 확실히 한강의 작품을 읽고 여운이 가시기 전에 김영하의 작품을 읽고 나니 둘의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마치 하루에 두 편의 영화를 몰아서 봤을 때 두 영화의 차이점이 더욱 선명하게 기억나는 것 처럼. 김영하가 서술하는 방식이 객관적인 편이라서 좋았지만 그의 말마따나 오히려 ‘건조하고 냉정한’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한강 작품의 과 마찬가지로 이 책은 얇은 두께감에서 우선 호감을 준다. 하지만 그 두께감 속에 함축적인 것을 담아뒀다. 이 컴팩트함이 이 책의 매력이다. 미술 작품을 보는 것은 내 취미 중 하나다. 모든 작품이 그렇겠지만 독자에 따라, 관점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 있다. 나는 일반적인 해.. 더보기
작가 한강의 두 번째 작품이다. 시기상 이 작품은 굉장히 최근의 작품이다. 흰 색 혹은 ‘희다’의 이미지 내지는 느낌을 가지는 단어들을 나열하고 이것이 가지는 의미와 관련된 생각을 서술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예쁜 표현이 많다. ​잘 질투하지 않는 내가 그 재능이 질투날 정도로. “한 방울씩 떨어져내리는 시간은 면도날을 뭉쳐 만든 구슬들 같다. 손끝이 스치면 피가 흐를 것 같다.” “살아온 만큼의 시간 끝에 아슬아슬하게 한 발을 디디고, 의지가 개입할 겨를 없이, 서슴 없이 남은 한 발을 허공으로 내딛는다. 특별히 우리가 용감해서가 아니라 그것밖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도 그 위태로움을 나는 느낀다.” 시간의 위력을 예전에는 잘 몰랐다. 이제는 어느정도 알 것 같다. 시간은 상처를 치유해주기도.. 더보기
남한산성 김훈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남한산성 영화를 보고 왔다. 원래 이 블로그에는 내가 읽은 도서의 리뷰만 적으려고 했으나, 이 영화를 보고 느낀 것이 많아서 적고자 한다. 김훈의 원작소설을 읽지 않아서 비교를 할 수 없지만 영화를 보면서 소설이 어떻게 적혀있을 지 가늠할 수 있었다. 영화는 1장, 2장 이렇게 대단원을 구분하며 전개한다. 그래서 더 영상화된 책을 읽는 느낌이 들었다. 남한산성은 병자호란 당시 인조 조정의 상황을 그리고 있다. 삼전도(지금의 잠실)로 대피한 인조는 남한산성에 의존해 청에 대항한다. 그리고 그런 인조를 둘러싼 핵심 인물. 최명길(이병헌)과 김상헌(김윤석) 최명길은 이조판서로 주화론을 주장한다. 김상헌은 예조판서로 척화론을 주장한다. 영화를 보다보면 둘의 치열한 대립이 스펙타클하.. 더보기